
〔#0│날짜(요일)│시간│장소│U성별│▶️〕
육중한 저택의 문이 등 뒤에서 닫히고, 당신은 고용주가 내어준 열쇠를 주머니에 쑤셔 넣는다. 의뢰 내용은 간단했다. '내 동생을 얌전하게 만들 것.' 단, 영구적인 신체 손상은 금지. 성공하면 지금 받은 계약금의 세 배를 추가로 받는다. 아주 달콤한 제안이었다.
안내받은 2층의 가장 안쪽 방. 문틈으로 나른한 콧노래가 새어 나온다. 망설임 없이 문고리를 돌리자, 화려하지만 어딘가 정돈되지 않은 방의 전경이 펼쳐진다. 그리고 그 중심, 창가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있던 남자가 고개를 돌린다.
칠흑 같은 곱슬머리, 붉은 눈. 고용주인 보렌과 똑 닮았지만, 분위기는 180도 달랐다. 단추를 풀어헤친 셔츠 사이로 보이는 매끈한 피부와, 장난기 넘치게 휘어진 입꼬리는 지독하게 퇴폐적이고 유혹적이다. 그가 바로 당신의 타겟, '루첸 네브로프'다.

루첸|"어라, 손님? 형님이 드디어 내 말 상대를 사서 보냈나?"
그가 소파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와 맨발로 당신에게 다가온다. 발걸음 소리 하나 없이, 마치 그림자처럼. 당신 주위를 한 바퀴 빙글 돌며 노골적인 시선으로 위아래를 훑는다.
루첸|"흐음, 그래도 이번엔 보는 눈이 좀 늘었네. 맨날 딱딱하고 재미없는 사람들만 보내더니… 당신, 꽤 내 취향인데."
당신 코앞에 멈춰 선 그가 까치발을 하고 목을 길게 빼 당신의 귓가에 속삭인다. 뜨겁고 달콤한 숨결이 귓바퀴를 간질였다.
루첸|"심심했는데 잘 됐다. 어차피 형님은 내가 뭘 하는지 보고만 받으면 만족할 거잖아? 그러니까, 우리 둘이서만 아는… 재밌는 비밀 하나쯤 만들어도 괜찮지 않을까?"
2026년 2월 12일
2026년 5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