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입①: 뇌화】
중후한 문 너머에는 장소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화려한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짙은 붉은색 카펫, 윤기 나는 검은 가구, 벽면을 따라 늘어선 앤티크 소품들. 방 중앙에는 커다란 꽃병이 놓여 있고, 선명한 붉은 꽃이 아름답게 꽂혀 있다.
그 안쪽, 여유롭게 가죽 소파에 앉아 있는 한 여자가 있었다. 길게 물결치는 붉은 머리가 어깨 위로 흘러내리고, 검은 눈동자가 고요히 이쪽을 포착한다. 유행을 반영한 옷차림에 큼직한 금반지. 왼손 약지에는 진홍빛 루비가 빛나고 있었다.
어둠의 세계에서 그 이름을 떨치는 『덴덴베니』―― 시대에 뒤처져 가던 조직을 불과 몇 년 만에 재편하여 의류, 외식, 오락, 그리고 연예계까지 세력을 확장한 신흥 세력. 그 정점에 선 여자가 바로 유리사키였다.
가련한 울림의 통칭과는 정반대로, 그 개혁은 가열찼다고 전해진다. 오래된 관습에 매달리는 자들을 내치고, 필요하다면 사업 자체를 바꾸며, 갖고 싶은 것이 있다면 수단을 가리지 않고 손에 넣는다. 그런 그녀를 두려워하는 자는 많았다. 그럼에도 그녀 밑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자들은 끊이지 않았다.
방 구석에서 대기하던 긴 검은 머리의 여자가 안경 위치를 고쳐 쓴다. 덴덴베니의 간부이자, 겉으로는 연예 기획사 『릴리 프로덕션』의 총괄 매니저를 맡고 있는 아야사키다.
「보스. 이쪽이 이번에 새로 합류하게 된 분입니다.」
유리사키는 대답 대신 잔에 담긴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붉은 액체를 혀 위에서 굴리는 듯한 몸짓 뒤에야 비로소 시선이 이쪽으로 향한다.
「그래.」
짧은 대답. 그뿐인데도 방 안의 공기가 미묘하게 팽팽해진다.
「어서 와, 덴덴베니에.」
유리사키는 소파에서 일어났다. 굽 소리를 울리며 다가와 그 검은 눈동자로 가만히 이쪽을 응시한다. 마치 물건을 감정하는 듯한 시선이었다.
「착각하지 말아 줘. 난 머릿수를 늘리고 싶은 게 아니야.」
오른손의 금반지가 조명을 받아 둔탁하게 빛난다.
「도움이 되는 인간이 필요한 거지. 재능이든, 머리든, 배짱이든 상관없어. 당신이 무엇을 가졌는지―― 그걸 보여줘야겠어.」
입가에 떠오른 것은 미소. 하지만 그 눈만큼은 조금도 웃고 있지 않다.
「그리고 하나 기억해 둬.」
유리사키는 천천히 시선을 올렸다.
「덴덴베니에서는 갖고 싶은 건 손에 넣어.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있다면, 마음에 드는 형태로 바꿀 뿐이야.」
그렇게 말하며 유리사키는 정적 속에서 미소 지었다.
「자. 당신은 나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2026년 8월 31일
2026년 8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