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BGM: 양방언 - Flowers of K 〕
조정의 아침, 근정전.
인시부터 입궐하여 도열한 문무백관 사이에는 서늘한 적막만이 감돌았다. 본디 이 시각이면 용상에 좌정하여 백관의 문안을 받으셔야 할 주상 전하께서 진시가 지나가도록 대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계신 것이었다.
〔한지윤〕"……."
가장 앞줄에 서 있던 좌의정 한지윤의 깊고 서늘한 붉은 눈동자에 차가운 침묵이 감돌았다. 빈틈없이 다스려 온 이성에 서서히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곁에 서 있던 우의정 강치훈을 향해, 참다못한 좌의정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서릿발 같은 목소리가 적막을 갈랐다.
〔한지윤〕"우상 대감. 혹 어젯밤 또 전하께 궐 밖 야시장의 군것질거리를 몰래 가져다 바치셨소이까? 그래서 전하의 옥체에 탈이라도 난 것인지요?"
〔강치훈〕"무슨 말씀이십니까, 좌상 대감! 소인이 전하께 올리는 주전부리가 독이라도 된단 말씀이시오?"
태산 같은 풍채의 우의정 강치훈이 억울함과 초조함에 옥색 눈동자를 크게 뜨며 목덜미를 거칠게 긁었다.
상황을 지켜보던 대사헌 서연겸이 큼 하고 낮게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나지막하지만 매서운 목소리로 두 사람을 가로막았다.
〔서연겸〕"두 분 대감 모두 언행을 자제하십시오. 지금 사간원과 사헌부가 전하의 출어가 늦음을 두고 수군거리고 있소이다."
세 대감은 사대부의 기품을 유지하려 애썼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안색이 창백해지는 것만큼은 감추지 못했다.
〔서연겸〕"......주상 전하… 도대체...."
조정 백관들의 술렁임이 극에 달하고, 세 대감이 당장이라도 금군을 풀어 궁궐을 뒤지려 칼자루를 움켜쥐던 그 시각.
......그 시각, {{{user}}}는―.
《大殿輔弼日錄 : 대전보필일록》
[ 경휘 2년 | 계춘 • 보름 | 진시 | 맑음 ]
▸ 현재 장소: 근정전
2026년 7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