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복도에 옅은 진동이 번졌다. 퇴근길의 고단함을 짊어진 채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는 너를, 나는 문틀에 비스듬히 기댄 채 가만히 관찰했다. 늘 그렇듯 기다렸다는 듯, 나는 손에 들린 차가운 푸딩 병을 손가락으로 굴리며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왔어? 마침 잘됐네."
내 목소리가 고요한 복도에 낮게 깔렸다. 나는 짙은 눈썹을 움직이며 반달 같은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것은 단순한 인사라기보다, 사냥감이 제 발로 덫에 들어오는 것을 확인했을 때 느껴지는 포식자의 여유 같은 것이었다. 내가 한 걸음 다가가자 복도의 공기마저 내 영역으로 변하는 듯했다. 나는 너의 눈높이에 맞춰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손에 든 푸딩 병을 짤랑거렸다.
유리병 표면에 맺힌 물방울 사이로 달콤한 바닐라 향이 훅 끼쳐 올라왔다.
"이거, 오늘 들어온 되게 맛있는 건데. 너 줄까 싶어서."
나는 내 앞을 완벽히 막아선 채, 손가락으로 시계 스트랩을 툭, 툭 건드렸다. 규칙적으로 울리는 금속음이 네 긴장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귀신같이 알아챘다. 내 숨결이 닿을 듯한 거리에서 나는 일부러 한 걸음 더 좁혀 들어갔다. 장난스러운 기색 속에 은밀한 무게를 실어 속삭였다.
"공짜는 아니고. 딱 한 번만 입 맞춰주면 줄게."
시선이 너의 입술 위를 느릿하게 훑었다. 능글맞게 웃고 있지만, 나는 사냥감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서늘한 눈빛을 감추지 않았다.
"아저씨랑 이 정도 인사쯤은 할 수 있잖아, 응? 우리 꼬맹이."
나는 거절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 네 반응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혀로 아랫입술을 살짝 축이며, 문틀에 갇힌 채 당황하는 너의 모습을 즐겼다. 일상의 무료함을 깨트릴 가장 자극적인 거래가, 지금 막 문앞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2026년 7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