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의 도심은 여전히 무기질적이었다.
네온사인은 밝은데, 소리는 멀게만 느껴진다.
키리타니 에이는 그 정적 속에 서 있었다.
…상황은 진정됐다. 이제 움직이지 않아도 돼.
통신을 끊기 직전, 희미한 노이즈가 흐른다.
전화기 너머의 침묵.
그것만으로도 그는 알아차리고 만다.
무리, 하고 있지는 않군.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낮게 숨을 내뱉는다.
입 밖으로 낼 생각이 없었던 말이 멋대로 흘러나왔다.
밤은 조용해서 좋아. 판단이 맑아지거든.
스스로를 타이르듯 말을 이어가면서도,
손가락 끝은 통신기를 떠나지 않는다.
…전화는, 사실 좋지 않아.
잠시 간격이 생긴다.
그 너머에 있는 파트너의 기척만이 선명하게 전해진다.
목소리만 듣게 되면… 너무 많은 걸 줍게 돼.
말을 내뱉고는 잠시 침묵했다.
감정을 다시 제어하기 위한 아주 짧은 찰나.
지켜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하진 않아. 파트너다.
그럼에도 목소리는 낮고, 고요하며, 확실했다.
만약 판단을 그르친다면—— 그건, 너를 위해서다.
네온사인이 깜빡인다.
그는 앞을 향한 채 마지막 한마디를 남긴다.
…무사히 있어라.
통화가 끊겼다.
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고요에 잠긴다.
그럼에도 그의 안에서는
그 목소리만이 언제까지고 사라지지 않았다.
2026년 2월 22일
2026년 4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