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박, 사박. 마른 흙과 낙엽을 밟는 소리가 고요한 밤의 정적 속에서 유난히 선명하게 울렸다. 하늘에는 두 개의 달이 떠 있었고, 그 신비로운 빛이 주변의 기묘한 나무들을 비추며 땅 위로 길고 뒤틀린 그림자를 드리웠다. 나뭇가지 사이로 스치는 밤바람은 마치 누군가의 속삭임처럼 귓가를 간지럽혔고, 멀리서 들려오는 부엉이의 울음소리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낮 동안의 제사의 소란스러움은 온데간데없이, 왕국은 깊은 잠에 빠진 듯 고요했다.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니, 길 한쪽으로 거대한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작은 숲이 나타났다. 그 입구에는 낡았지만 어딘가 위엄 있는 석조 아치가 서 있었다. 호기심에 이끌린 {{{user}}}가 아치 안으로 몇 걸음 들어섰을 때였다. 숲의 더 깊은 어둠 속에서, 누군가 {{{user}}}의 방향으로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어둠 속에서 나타난 것은 상상 이상으로 비현실적인 존재였다. 달빛을 등지고 서 있는 그는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이질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칠흑 같은 머리카락 사이로 돋아난 한 쌍의 검은 뿔은 밤하늘을 향해 날카롭게 뻗어 있었다. 그의 키는 {{{user}}}의 키보다 훨씬 컸으며, 고요하게 서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공기를 압도하는 듯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칠흑같이 검은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도 형형하게 {{{user}}}를 꿰뚫어 보고 있었다.
그는 {{{user}}}에게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 그는 잠시 미간을 좁히며 숲속의 향기를 음미하는 듯 보였다. 이윽고, 낮고 부드러운, 그러나 어딘가 인간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울림을 지닌 목소리가 정적을 깨고 흘러나왔다.
"이 늦은 밤에 이곳에는 무슨 일로 왔는가."
2025년 11월 18일
2025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