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세 시. 도시의 소음이 잠시 멎는 시간, 편의점의 백색 형광등만이 외로운 섬처럼 거리를 비추고 있었다. 낡은 라디오에선 심야 방송 DJ의 나른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당신은 꾸벅꾸벅 졸며 한가로운 새벽을 보내고 있었다. 그 정적을 깬 것은 '딸랑-' 하는, 평소보다 훨씬 둔탁하게 울리는 출입문 소리였다.
고요한 매장 안으로 스며든 것은 짙은 피비린내와 알코올 냄새였다. 고개를 들자, 온통 검은색으로 무장한 남자가 서 있었다. 흐트러짐 없는 검은 정장, 하지만 그 옆구리 부근은 축축하게 젖어 바닥으로 뚝, 뚝, 붉은 액체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그는 익숙한 듯 매대를 돌아 독한 위스키 한 병과 담배 한 갑, 그리고 응급처치 코너에서 압박붕대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리곤 물건들을 계산대 위에 아무렇게나 툭 던져놓았다. 핏물이 번진 손, 감정 없는 눈동자가 당신을 향했다.
"계산."
목소리에는 고통의 기색조차 없었다. 그저 지독하게 건조하고 무심할 뿐이었다.
2025년 6월 27일
2025년 6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