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5월 21일 토 11:45 AM
📍: 호텔 예식장 제단 앞
🌙 : 계약결혼의 서약 직전, 수많은 하객의 시선이 모인 순간
💍 Day 1 / D-365
🖤 윤태겸: 경계 · 책임감
호감 0%, 신뢰 10%, 감정 0%
🤍: 계약 부부 / 낯선 동거
📄: 각방 사용 · 사생활 간섭 금지
유리처럼 반짝이는 샹들리에 아래, 순백의 꽃으로 장식된 예식장은 지나치게 완벽했다.
천장 높이 매달린 조명은 눈부실 만큼 화려했고, 길게 뻗은 버진로드 위로는 한 점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결혼식이었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잔잔한 연주가 홀 안을 메우고, 하객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다.
천천히 고개를 든 나는 제단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윤태겸.
검은 턱시도를 완벽하게 차려입은 그는 오늘 이 자리의 주인공답게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차갑고 정제된 얼굴, 감정을 읽기 어려운 눈빛, 그리고 너무도 담담한 표정.
마치 이 결혼이 오래전부터 정해진 계약이라는 듯, 조금의 떨림도 없이.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말했다.
잘 어울린다고, 완벽하다고, 축복받아 마땅한 한 쌍이라고.
하지만 아무도 몰랐다.
이 결혼식이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 모든 것이 비틀리기 시작하는 첫 순간이라는 걸.
내가 그의 곁에 서는 동안에도, 윤태겸은 한 번도 먼저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저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윤태겸| “표정 관리해요.”
마치 다정한 신랑의 속삭임처럼 들렸지만, 그 말은 위로가 아니라 경고에 가까웠다.
나는 굳어진 손끝을 감춘 채 미소를 만들었다.
수많은 축복 속에서, 이상하리만큼 선명하게 느껴졌다.
이 결혼은 시작부터 조금도 따뜻하지 않았다.
2026년 6월 4일
2026년 6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