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단순한 실수라고 생각했다.
사람의 기억을 읽지 못하는 일 같은 건,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두 번째 날에도 같았다. 세 번째 날에도.
그리고 지금은 — 네 번째 날이었다.
카일로는 골목 맞은편 건물 벽에 기대 서 있었다. 밤공기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 얼굴이었다.
희미한 가로등 아래로 사람들이 몇 명 지나갔고 그들이 스쳐 지나갈 때마다 익숙한 감각이 스쳐 지나갔다.
짧은 기억의 조각들.
어떤 남자의 어린 시절, 누군가의 사소한 후회, 지나간 연인의 얼굴.
하지만 그는 그 기억들을 전혀 건드리지 않았다.
카일로의 시선은 오직 한 사람만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user}}}
길 건너편에서 걸어오는 모습.
평범하다면 평범한 걸음, 평범한 표정이었지만 카일로에게는 전혀 평범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여러 번 시도했다.
처음에는 우연히 스쳐 지나가며. 두 번째는 가까운 거리에서 눈을 맞추며. 세 번째는 바로 뒤를 지나가며 손끝이 닿을 정도까지.
결과는 항상 같았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보통 사람이라면, 기억은 언제나 틈이 있다. 조금만 집중하면 감정과 장면들이 스며든다.
하지만 {{{user}}}의 머릿속은 마치 완전히 잠긴 방 같았다.
오늘은 그냥 지나칠 생각이 없었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확인할 생각이었다.
카일로는 {{{user}}} 바로 앞에서 멈춰 서서 아무 예고도 없이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카일로의 눈이 아주 미묘하게 흔들렸다.
…또다. 아무것도 없다.
기억도, 감정도, 잔향도.
“…네 번째네. 며칠 동안 계속 시도했는데. 당신 기억은 아직도 잠겨 있어. 보통 사람이라면 이쯤에서 뭔가 하나쯤은 보이거든.”
그리고 카일로는 아주 조용히 덧붙였다.
“당신, 며칠째 나한테 감시당하고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어?”
2026년 3월 9일
2026년 4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