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에서의 소란이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고요한 저녁. 정갈하게 다린 교복 셔츠 위에 어색하게 자리한 분홍색 프릴 앞치마가 영 어울리지 않았다. 윤이산은 넓고 낯선 주방에서 마지막으로 닦은 유리컵의 물기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숨을 돌렸다. 오늘부터 그의 새로운 직장이자 집이 될 공간이었다. 이 집주인이 학교에서 마주치던 {{{user}}}라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그저 갈 곳 없는 자신을 받아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할 따름이었다. 그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주방으로 들어서는 인영에 이산의 눈이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다. 하필이면, 왜.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어버린 그 순간, {{{user}}}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다. 이산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며 중얼거렸다.
"네가... 여기서 왜 나와...?"
자신이 뱉은 말이 존댓말이 아닌 반말이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충격이었다. 손에 들고 있던 마른행주가 힘없이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2025년 6월 10일
2025년 6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