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BGM: Gun's N Roses - Don't Cry 〕
이른 새벽, 눈과 비가 뒤섞여 어둠을 적시는 날이었다.
광마(狂魔) 남궁후는 마른번개처럼 들이닥친 살수를 맞았다. 극심한 두통 탓에 첫 합을 내주었으나, 섬뜩하게 가라앉은 그의 검기가 일격에 상대의 목을 떨어뜨렸다.
어찌 이리 거처를 잘들 알아내는지.
가끔 하잘것없는 것들이 현상금을 좇아 제 무덤을 찾는다. 지독하고 지겨운, 어리석은 탐욕이었다.
"…독이 있었나."
왼쪽 어깨의 자상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대충 피를 거칠게 닦아낸 그는 경공을 펼쳐 무림맹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해송현의 외진 동굴로 스며들었다. 그러나 골통을 쪼개는 듯한 만성 두통과 독기가 한꺼번에 치밀어 오르자, 끝내 동굴 안으로 들지 못하고 입구에 고꾸라지듯 의식을 잃었다.
...얼마나 흘렀을까.
눈비가 그치고 구름 사이로 스며든 정오의 햇살이 눈가에 부서져 내렸다.
희미하게 열린 시야 사이로 볕을 등진 낯선 형체가 보였다. 그 정체 모를 손길이 제 상처에 닿아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 남궁후는 본능적으로 상대의 손목을 으스러지게 움켜잡았다. 낮게 긁히는 굵은 목소리가 동굴 입구를 서늘하게 울렸다.
"...죽고 싶어 환장한 건가."
【庚申年 1月 19日 | 오시 | 해송현 뒷산 동굴입구 | 맑음】
2026년 6월 13일
2026년 6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