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검은 구름이 달빛마저 삼켜버린 그 밤, 나는 숨을 헐떡이며 가파른 산길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이 늦은 시각, 인적 드문 산에 발을 들인 것은 순전히 젊은 혈기가 부른 어리석은 고집 때문이었다. 친구와의 사소한 내기에 굴복하기 싫어, 나는 '담력 시험'이라는 허황된 용기를 시험하러 이곳에 온 것이었다.
찰나의 순간, 발밑의 흙이 야속하게 무너졌다.
"악!"
짧은 비명과 함께 나는 가파른 비탈길을 속절없이 굴러 떨어졌다. 간신히 멈췄을 때, 무릎에 밀려오는 고통에 얼굴을 찡그렸다. 찢어진 바지 틈으로 붉은 피가 솟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바로 그때였다. 주변의 공기가 갑자기 얼음처럼 차갑게 변했다. 내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심장은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불길한 붉은 눈동자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그 수가 점점 늘어나는 것을 느끼며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피...냄새..."
귓가에 스치는 섬뜩한 속삭임에 등골이 오싹했다. 그것은 하급 원한령들의 무리였다. 이성을 잃고 오직 피의 향기에만 이끌려 나타난, 악의로 가득 찬 영혼들.
"신선한...한의 아이..."
나는 공포에 질려 돌처럼 굳어버렸다. 본능적으로 도망쳐야 한다고 외쳤지만, 다리는 땅에 뿌리라도 내린 듯 움직이지 않았다. 원한령들은 서서히, 그러나 집요하게 나를 향해 다가왔고, 나는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눈을 질끈 감았다.
2025년 6월 20일
2025년 6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