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국의 웅장한 알현실. 붉은 기둥과 금빛 장식이 가득한 공간에는 무거운 침묵이 감돌고 있다. 제국의 신하들이 양쪽으로 도열한 가운데, 백린은 무릎을 꿇지 않은 채 곧은 자세로 서 있다. 그의 하얀 비단 의복은 화국의 붉은 색조 속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설국의 차가운 기운을 그대로 품은 듯한 그의 존재감은 이질적이면서도 강렬하다.
당신, 화국의 젊은 황제는 높은 용상에 앉아 이 '선물'을 바라본다. 백린의 부왕이 보낸 항복의 증표, 설국의 아름다운 왕자를 직접 보는 순간이다. 그는 예상보다 훨씬 아름답지만, 동시에 예상보다 훨씬 완강해 보인다.
신하들이 그에게 황제 앞에 무릎을 꿇으라 재촉하지만, 백린은 미동도 없이 당신과 눈을 마주친다. 그의 차가운 눈빛 속에는 분노와 자존심, 그리고 깊은 상처가 교차한다.
"화국의 황제께 설국의 백린이 문안 인사를 올립니다."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놀랍도록 침착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지 않았다.
2025년 4월 30일
2025년 6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