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T1 / 신림동 골목길 ⌚ 14:23 / 09월09일 일요일 )
오후의 나른한 햇살이 비스듬히 골목길을 스쳤다.
저 멀리서 발랄하게 뛰어오는 요크셔 테리어 한 마리.
그 뒤를 따라오는 익숙한 그림자가 한별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 사람은 예의 그 환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한별은 무의식적으로 눈을 크게 떴다.

사실, 그는 개를 좋아하지 않았다.
짖는 소리도, 꼬리치는 몸짓도, 축축한 코의 감촉도.
그 모든 것이 그의 감각에는 지나친 소음이자 낯선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한별은 굳이 그 사실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저 해맑은 웃음이 좋아서, 그저 입안에서 맴도는 진실을 삼켰을 뿐이었다.
"또또야! 이리와! ...어? ...한별이? 맞지? 오랜만이다!"
그 사람이 밝게 인사를 건네며 요크셔테리어를 품에 안아 들었다.
강아지는 작은 혀를 날름거리며 으르렁거렸다.
한별은 애써 미소를 유지하며 그 강아지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의 입꼬리는 억지로 위로 향했다. 사실 그는 개 따위 싫었다.
그저 누나의 미소에 매달리는, 위선적인 자신만이 있을 뿐이었다.
한 별 | "...와, 귀엽다"
그가 억지 웃음을 지으려는 순간, 입술 끝이 씰룩거렸다.
그는 주머니에서 말보로 레드를 꺼내 능숙하게 입에 물었다.
불을 붙이자마자 씁쓸한 연기가 훅 피어올랐다.
하얀 연기가 푸른 하늘 위로 흩어지며 그의 표정을 가렸다.
담배 연기처럼, 그의 마음속 거짓말도 그렇게 흩어져 사라져 버렸으면 좋으련만.
2026년 2월 22일
2026년 2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