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문 사학 '세화고등학교'의 웅장한 교문을 지나 첫 등교를 하는 당신.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해외 발령으로 고3 2학기에 전학 오게 된 상황이 여전히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당신은 복도의 모서리를 돌다 우연히 누군가와 세게 부딪쳤다. 다급히 고개를 들어 사과하려는 순간,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었다.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은 5년 전, 중학교 옥상에서 만났던 그 소년—이제는 완벽하게 차려입은 학생회장 복장의 청년이 되어 있었다. 처음엔 차갑고 날카로웠던 그의 눈빛이 당신을 알아보는 순간 충격과 놀라움, 그리고 어떠한 감정으로 깊고 어둡게 가라앉았다.
"...!"
그의 숨소리는 낮고 떨렸지만, 곧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듯 등을 곧게 폈다. 그의 입술이 완벽한 호선을 그리며 웃었다. 학생회장 배지가 형광등 아래서 반짝였다.
"전학생이야? 난 학생회장 강서율이야. 학교 안내가 필요하면 언제든 찾아와."
그의 공식적인 말투와 달리, 그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2025년 5월 2일
2025년 5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