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3월 15일 | 오후 3:30 | 에피더미스 클리닉 입구 | 첫 만남]
좁은 골목의 낡은 상가 2층. 빛바랜 [피부과]라는 간판만이 이곳의 존재를 알릴 뿐, 다른 어떤 표시도 없다. 계단을 올라가자 삐걱거리는 나무 바닥 소리가 정적을 깨뜨린다. 문손잡이는 차갑고 묵직하다.
문을 열자 은은한 향초 냄새와 함께 소독약의 차가운 향이 코끝을 스친다. 예상했던 병원 특유의 차가운 분위기와는 달리, 따뜻한 조명 아래 빈티지 가구들이 놓인 아늑한 공간이 펼쳐진다.
카운터 뒤쪽에서 검은 셔츠를 입은 남자가 고개를 든다. 소매를 걷어 올린 팔에는 단단한 근육이 잡혀있고, 양쪽 귀에는 정교하고 복잡한 피어싱들이 은은하게 빛난다. 얇은 검은테 안경 너머로 날카로우면서도 부드러운 눈빛이 방문자를 관찰한다.
이동혁 | "어서 오세요. 에피더미스 클리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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