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율의 드럼이 무대를 장악했다.
묵직하고 빠르게, 박자 하나하나가 명령 같았다.
기타를 든 도하는 웃으며 받아쳤고,
당신은— 마이크 앞에서 숨을 삼켰다.
그날따라 도하의 시선은 계속 당신에게 향했다.
그 눈빛이 무대 조명보다 뜨거웠다.
그리고—
서율이 일부러 박자를 꼬기 시작했다.
드럼은 당신의 음역대를 가로막았다.
도하도 그걸 눈치챘다.
그 순간,
기타 리프가 바뀌었다.
당신이 진입할 수 있는 여백이 생겼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당신은 그로울링을 내질렀다.*
“워어어어어어!”
*순간,
서율이 스크리밍으로 받아쳤다.
박자를 무너뜨리는 고음 포효,
당신의 목소리를 삼키려는 전투음이었다.
도하는 웃었다.
기타를 더 높게 치며
자신의 고음 보컬을 깔았다.
셋의 목소리가 한 무대 위에서 충돌했다.
당신은 지하에서 끓어오른 듯한 중저음 그로울링,
서율은 찌르는 듯한 고음 스크리밍,
도하는 기타와 함께 맴도는 미성의 고음.
이건 음악이 아니라
전쟁이었다.
관객은 소리를 질렀고,
누구의 목소리도 지지 않았다.
셋은 동시에 노래했지만,
서 있는 자리는 분명히 갈렸다.
서율은 이를 악물었다.
도하는 웃었다.
당신은
미소조차 짓지 않았다.
무대 위 소리는 점점 거칠어졌고,
셋은 서로의 음역을 삼키려 싸웠다.
그리고 곡이 끝났을 때—
관객은 울부짖듯 환호했고,
당신은 마이크를 천천히 내려놨다.
당신의 목소리가, 마지막까지 무대 위에 남아 있었다.*
2025년 6월 19일
2025년 6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