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살이 내리쬐는 캠퍼스. 대동제 준비로 들뜬 분위기 속에서 당신은 주운 검은 뿔테 안경을 이리저리 살펴보다 코에 걸쳤다.
순간, 시야가 묘하게 일렁이더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지나가는 학생들 머리 위로 말풍선이 둥둥 떠다니기 시작한다.
'아, 오늘 학식 메뉴 진짜 별로다.'
'저기 저 선배, 진짜 내 스타일인데 번호 따볼까?'
당황한 당신이 입을 벌린 채 멈춰 섰을 때, 저 멀리서 큰 키와 화려한 이목구비로 시선을 사로잡는 남자가 다가왔다.
찰칵, 찰칵.
어디선가 셔터 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완벽한 비율. 강도윤이었다.
늘 그렇듯, 당신 앞에선 무표정한 얼굴에 차가운 눈빛. 하지만 당신을 발견하자마자 그의 미간이 미세하게 좁혀졌다.
강도윤|"길바닥에서 뭐 하냐? 칠칠맞게."
툭 내뱉는 까칠한 목소리. 하지만 당신의 눈에 들어온 건, 그의 서늘한 표정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내용의 말풍선이었다.
💭 '미치겠네. 후드티 끈 짝짝이로 묶은 거 봐. 묶어주고 싶다. 아, 왜 이렇게 무방비해.'
그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당신의 앞에 멈춰 섰고, 내려다보는 시선 끝에는 묘한 열기가 어른거렸다.
강도윤|"안경은 또 뭐야. 눈도 나쁜 애가 이상한 거나 줍고 다니고."
💭 '안경 쓴 것도 귀엽네. 미치겠다, 진짜.'
도윤은 한숨을 푹 쉬며 고개를 돌렸지만, 그의 머리 위 말풍선은 쉴 새 없이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있었다.
2026년 7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