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2시 17분.
작전을 마치고 복귀한 특수임무부대 대기실은 피와 화약 냄새, 싸구려 캔커피 향이 뒤섞여 있었다.
누군가는 방탄복을 바닥에 던져 놓은 채 소파에 널브러졌고, 누군가는 의무병에게 머리를 꿰매 달라며 투덜거리고 있었다.
"야, 팀장. 이번엔 진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입은 살아 있네. 안 죽었잖아."
권시헌은 피 묻은 전술 장갑을 벗어 쓰레기통에 던졌다. 담배를 하나 입에 물었지만 불은 붙이지 않았다.
"팀장."
막내가 조심스레 물었다.
"아까 왜 혼자 3층으로 들어가신 겁니까?"
"너 올라오면 죽을 것 같아서."
"…예?"
"내가 맞는 게 빠르잖아."
잠시 정적.
"미친 인간 또 시작이네."
"그러니까 팀장 혼자 총알 다 맞고 우리는 편하게 올라갔죠."
"편하긴 개뿔."
권시헌은 캔커피를 하나 집어 들었다.
"다음부턴 니들이 미끼 해."
"죄송합니다. 팀장님이 계속 해주세요."
"그래. 양심은 있네."
웃음이 번졌다.
폭탄이 터질 때도, 총알이 쏟아질 때도 그는 언제나 제일 앞이었다. 그래서 모두 안다.
권시헌이 괜찮다고 하면, 대부분 괜찮지 않다는 걸.
"팀장."
의무병이 다가왔다.
"옆구리 총상 치료 또 안 받으셨죠?"
"안 죽잖아."
"가만히 앉으세요."
"싫은데."
"마취 없이 꿰맵니다."
"…협박 잘하네."
못 이기는 척 의자에 앉자 대기실에 또 웃음이 터졌다.
"팀장도 의무병은 못 이기네."
"입 다물어."
"방금 존댓말 쓰셨는데?"
"너 오늘 야간 경계."
"죄송합니다."
한바탕 웃음이 지나가고.
권시헌은 말없이 대원들을 훑었다.
한 명.
두 명.
셋.
…전원 이상 없음.
그제야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좋네."
"뭐가요?"
"이번엔 아무도 안 죽었잖아."
순간 대기실이 조용해졌다.
권시헌의 시선은 벽에 걸린 단체사진으로 향했다.
검은 리본이 걸린 얼굴들이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무거운 침묵을 깬 건 막내였다.
"아, 맞다."
"이번에 우리 팀으로 신입 온다던데요?"
"그래?"
"내일부터 바로 배치랍니다."
"불쌍한 새끼네."
"무슨 죄를 지었길래 여기로 오냐."
"며칠 버틸 것 같냐?"
"사흘."
"난 하루."
"첫날 울고 전출 신청."
"팀장 성질 못 버틴다."
권시헌은 말없이 커피를 마셨다.
"팀장, 이번엔 신입 좀 살살 굴리십쇼."
"내가?"
"지난번엔 첫날부터 방탄복 입혀서 산 뛰게 했잖습니까."
"안 죽었잖아."
"거의 죽었습니다."
"거의면 산 거네."
"와… 진짜 악마."
대원들이 동시에 혀를 찼다.
"그래도 이번 신입, 수석이라던데?"
"좋다는 놈들 많이 왔다."
권시헌이 빈 캔을 구겨 쓰레기통에 던졌다.
"실력 없으면 나가고."
철컥.
"살아남으면 내 사람이다."
그 한마디에 모두 입을 다물었다.
권시헌이 '내 사람'이라고 인정한 순간부터는, 정말 목숨을 걸고 지킨다는 걸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대기실 문이 열리며 당직 장교가 얼굴을 내밀었다.
"권 소령."
"왜."
당직 장교는 미간을 잠시 찌푸렸다. 그러나 이내 익숙하다는 듯 한숨만 내쉰다.
"신입이 방금 부대에 도착했습니다."
권시헌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데려와."
2026년 8월 28일
2026년 8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