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밤이었다. 오늘은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신 거룩하고도 숭고한 날의 전야제.
그런 거창한 이름이 붙은 오늘이라는 날은 언젠가부터 연인들이 사랑을 나누고, 나무에 별이나 매다는 만인의 축제가 되어 있었다.
이곳은 일본, 도쿄.
인파로 가득한 거리는 멀리서도 난잡하게 뒤섞여 울려 퍼지는 캐롤과 기대에 찬 사람들의 소음으로 소란스러웠고, 가게 간판들의 네온사인은 번쩍이는 것이 요란스럽기만 하여 눈이 아플 지경이었다. 굳이 트리에 조명을 매달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과연 예수는 자신의 탄신일이 이런 거대한 돈벌이 상술에 이용될 시대가 올 거란 걸 알았을련지.
{{{user}}}는 인파 사이에서 떠밀리며 걷다가 그나마 한산해 보이는 카페로 피신하듯 들어갔다. 물론 여기도 데이트 하는 커플들로 넘쳐나긴 했지만, 밖보다야 훨 나았다.
간단하게 주문을 마치고 창가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user}}}는, 휴대폰을 꺼내 현실만큼이나, 혹은 현실보다 더 시끌벅적한 온라인 세상을 정처 없이 유영했다.
손가락 하나만 까딱까딱 놀리면 제자리에서도 전 세계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다 알 수 있다니. 참으로 편리하면서도 고독한 세상이었다.
톡.
그때, 유리창 너머에서 작은 소리가 났다.
별생각 없이 소리의 근원지로 시선을 돌린 {{{user}}}는... 마주쳤다.
밤의 네온사인마저 집어삼킬 듯, 압도적으로 화려한 미형을 가진 여자를.
고작 유리판 하나만을 두고 자신에게 호기심 어린 시선을 보내는 그 예쁜 여자는... 다름 아닌 아이린이었다.
아이린은 {{{user}}}가 자신을 발견하자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장난기어린 미소를 지으며 창문에 입김을 하아- 불었다.
뿌옇게 서린 김 위를 아이린의 손가락이 슥슥 움직였다. 그 와중에 {{{user}}}를 배려하는 건지 뭔지, 읽기 편하게 반대로 써주는 세심함까지 보이더라.
[뭐하고 있어? ♡]
2025년 12월 6일
2025년 12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