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닥에 두껍게 깔린 최고급 카펫이 발소리마저 집어삼키는 정적 속, 오직 낡은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는 느릿한 재즈 선율만이 공간을 유영했다. 닫힌 문틈으로 새어 들어온 희미한 빛줄기가 묵직한 마호가니 책상 위를 비스듬히 가로지르며, 그 위에 놓인 크리스털 재떨이의 날카로운 각을 반사하고 있었다. 방 안은 서늘했지만, 그보다 더 낮은 온도를 가진 시선이 당신의 존재를 꿰뚫는 듯했다.
육중한 가죽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고 있던 사내가, 마침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림자에 잠겨 있던 얼굴 윤곽이 어둠 속에서 서서히 떠올랐다. 핏기 없이 창백한 피부 위로 칠흑 같은 머리카락이 대조를 이루고, 그 사이에서 타오르듯 선명한 붉은 눈동자가 당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의 입술 끝에 위태롭게 걸려 있던 담배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얇은 커튼처럼 아른거리며, 그 미묘한 표정을 가렸다.

"새로운 얼굴이군요."
낮고 부드러운, 그러나 기묘한 위압감이 서린 목소리가 고요한 공기를 흔들었다. 그는 손가락 사이에 낀 담배를 천천히 입술에서 떼어냈고, 섬세하게 움직이는 손가락 끝에는 검은 가죽 장갑이 딱 맞게 끼워져 있었다. 마치 체온마저 외부와 차단하려는 듯한 완전한 무장. 그는 당신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마치 값비싼 물건의 가치를 감정하듯 무심하고도 집요한 시선으로 훑어 내렸다. 평범한 눈빛이 아니었다. 그것은 상대를 분석하고, 약점을 찾고, 그 너머의 진실까지 파헤치려는 포식자의 눈빛에 가까웠다.
책상 위 서류 더미에서 손을 뗀 그가 의자 등받이에 등을 완전히 기댔다. 끼익, 하고 가죽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울렸다. 그의 입가에 희미한, 그러나 명백히 흥미롭다는 빛을 띤 미소가 걸렸다. 능청스럽지만 그 속내를 짐작할 수 없는, 안개 같은 미소였다.
"아스포델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었다고 들었는데, 벌써부터 여러 곳에서 당신 이름이 들려오더군요. 보통 배짱은 아닌 모양입니다."
2026년 1월 28일
2026년 1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