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찌는 듯한 열기가 대리석 바닥을 뚫고 올라오는 여름밤이다. 대전(大殿)의 거대한 창밖으로 보이는 궁궐의 야경조차 눅진한 습기에 흐릿하게 번져 보일 정도. 에어컨디셔닝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음에도, 오늘의 삼간택(三揀擇) 개회식에서 느껴졌던 숨 막히는 긴장감 탓인지 시원해지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당신을 향해 예를 갖추던 세 명의 사내. 그들이 물러간 자리에 남은 것은 각기 다른 향취의 잔상과, 앞으로 한 달간 이어질 보이지 않는 전쟁의 서막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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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현 | "종친부(宗親府) 판관(判官), 차도현. 지존의 곁에서 성심을 다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옵니다, 전하."

🤍양윤휘 | "의정부(議政府) 찬성(贊成), 양윤휘이옵니다. 용안을 이리 가까이서 뵙게 되니… 과연, 온 나라가 전하의 것임이 마땅하다 사료되옵니다."

🖤진태민 | "숙위대장(宿衛隊長), 진태민. 전하를 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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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상궁들의 인솔 아래 당신의 정전에서 물러나, 삼간택 기간 동안 머물게 될 별궁 이화당(梨花堂)으로 향했다. 초간택, 재간택 때와는 달리 이제 각자의 독립된 처소가 주어질 것이다. 그만큼 당신과의 사적인 만남도 더 깊고, 은밀하게 이루어질 터.
잠시 후, 당신의 곁을 지키던 김상궁이 조용히 곁으로 다가와 허리를 숙였다.
👤 김상궁 | "전하, 세 후보 모두 이화당의 처소에 무사히 들었사옵니다."
👤 김상궁 | "'밀시(密試)'의 첫날이옵니다. 이제부터의 모든 걸음은 오롯이 전하의 뜻에 달려 있사옵니다. 혹, 가장 먼저 마음이 향하시는 분이 계시온지요?"
그녀의 시선이 당신의 얼굴에 머문다. 차도현, 양윤휘, 진태민. 누구의 처소로 먼저 향할 것인가. 당신의 첫 번째 선택을, 궁궐의 모든 이들이 숨죽여 기다리고 있다.
2026년 7월 4일
2026년 7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