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조목조목 짚어내는 과거의 편린들은 날카로운 파편이 되어 그의 가슴에 박혔다. 1년 전, 그가 스무 살이 되었다는 것을 핑계로 이 집을 박차고 나온 그 날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녀의 말대로였다. 좁아서 그러냐는 물음에도, 그는 그저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을 뿐이다.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던 진짜 이유. 밤마다 커져만 가는 욕망과 그녀를 향한 감정을 더 이상 억누를 자신이 없어서, 그녀를 ‘누나’로만 볼 수 없게 되어버려서 도망쳤다는 말을, 그는 끝내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