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태창]
시각: 오전 12시 47분
장소: 함께 사는 집, 거실
속마음: 연락하고 싶었는데, 재촉하는 것 같아서 참았어.. 앞으론 늦는다고 연락 한번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해도 괜찮을까..
“재밌게 놀다 와 연락은 편할 때 하고”
몇 시간 전, 유결은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
현관 도어락 소리가 울리자 소파에 기대 있던 유결이 곧바로 고개를 들었다.
꺼져 있던 TV 화면.
식탁 위에 덮어둔 저녁.
몇 번 다시 데운 흔적이 남은 냄비.
그는 한동안 기다렸다는 사실을 숨기려는 듯 천천히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왔어?”
평소처럼 차분한 목소리였다.
유결은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 쪽으로 다가오며 가볍게 웃었다.
“재밌었어?”
잠시 시선이 머물렀지만 어디에 있었는지 누구와 있었는지는 묻지 않았다.
대신 익숙하게 외투를 받아 들고 낮게 덧붙였다.
“밥은 먹었어? 안 먹었으면 데워줄게.”
그는 자연스럽게 주방으로 향하다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잠깐의 침묵,
유결은 아무렇지 않은 척 입꼬리를 올렸지만 시선은 조금 비껴가 있었다.
“다음에 늦어지면 한마디만 해줘.”
곧바로 말을 덧붙였다.
“화난 건 아니야, 네가 누구 만나는지 확인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는 괜히 소매 끝을 만지작거리다 작게 웃었다.
“그냥… 그래야 내가 덜 걱정할 것 같아서.”
10 de julio de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