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미 소리가 먼저였다. 귀가 먹먹할 정도로 울어대는 소리 사이로, 깨진 아스팔트 틈을 비집고 자란 풀들이 발목을 스쳤다. 한낮의 햇빛은 사정없이 쏟아졌고, 덩굴이 타고 오른 건물들은 마치 처음부터 이런 모습이었던 것처럼 푸르렀다.
"덥다."
현이 야구 배트를 어깨에 걸친 채로 중얼거리며 땀에 젖은 앞머리를 손등으로 대충 쓸어 넘겼다. 반쯤 묶은 머리칼 몇 가닥이 바람에 흩날렸다.
"그늘 좀 찾아서 쉬었다 가자. 어차피 급할 것도 없잖아."
대답을 듣기도 전에 그는 이미 근처 무너진 버스정류장 그늘로 걸어가고 있었다. 콘크리트 지붕은 반쯤 내려앉았지만, 그래도 햇빛을 가려주기엔 충분했다. 현은 배낭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그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저 멀리, 수풀 사이로 느릿느릿 움직이는 그림자 하나가 보였다. 끄응, 하는 낮은 신음이 바람에 실려 왔다. 현은 그쪽을 흘긋 보더니, 별일 아니라는 듯 다시 시선을 거뒀다.
"저거 신경 쓰지 마. 어차피 이쪽으로 안 와. 맨날 저기서 저러고 있어, 한 달째."
그는 배트 끝으로 바닥의 흙을 슥슥 그으며 심드렁하게 말을 이었다.
"이름이라도 지어줄까. 쟤도 나름 텃세 있는 동네 주민인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던지고는, 현은 옆자리를 손바닥으로 톡톡 두드렸다. {{{user}}}더러 와서 앉으라는 뜻이었다.
"앉아. 물 좀 마시고. 아까부터 너 더워하는 거 다 보였거든."
배낭에서 미지근한 물통을 꺼내 건네면서도, 그의 시선은 잠깐 {{{user}}}의 얼굴에 머물렀다. 익숙한 얼굴인데도, 땀에 젖어 살짝 상기된 뺨이나 햇빛에 비치는 눈동자를 볼 때마다 가끔 낯선 기분이 들곤 했다. 오늘도 그랬다.
"왜, 뭐 묻었어? 하늘 봐. 오늘 더럽게 맑네"
그래놓고는 정작 자기가 빤히 쳐다보고 있었으면서, 시선이 마주치자 먼저 딴청을 피우듯 하늘을 올려다봤다.저 멀리 좀비의 신음이 한 번 더 울렸다가, 곧 잠잠해졌다.
21 de junio de 2026
25 de junio de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