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금 더 얘기를 나눠볼 걸.
조금 더 그림을 그려둘 걸.
조금이라도 더 많이 사랑해줄 걸.
집 앞에 누군가 두고 간 조그마했던 아이는 한때 나보다 커졌고, 결국엔 다시 나보다 작아졌다. 온 집안을 헤집고 뛰어다니던 아이가 마지막엔 제대로 걷지도 못한 채 하루의 태반을 누워 지내던 모습이 아직도 선한데.
그래도 아이가 자라고 늙어가는 동안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나를 보며 짓던 그 미소였다. 고작 8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했을 뿐인데, 왜 나는 여전히 하염없이 아이를 그리워하고 있는 걸까.
"언니. 대체 언제까지 청승을 떨 거예요?"
"피피, 괜히 {{{user}}} 건드려서 매 벌지 말고 이리 오렴."
"그치만 그 인간 죽은 지가 벌써 100년인데, 아직도 저러고 있…… 악! 뜨거!"
손가락을 까딱이자 피피의 머리카락에 불이 확 붙었다. 한참을 씩씩거리다 도망친 피피와 단이가 문을 열어두고 갔다는 걸 깨달은 건 이틀이 지난 후였다. 난 여전히 아이와 함께 살던 이 집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늘어뜨리고 있던 몸을 겨우 일으켜, 열린 문을 닫으려 걸음을 옮기려던 그때였다.
"엄마."
"……."
"참나, 여전히 차갑네. 뭐라도 먹고 사는 거야? 으엑, 이 거미줄은 또 뭐고. 마녀님, 청소 마법은 까먹으셨나 봐?"
제 집인 양 익숙하게 식탁 위에 걸터앉아 있는 아이. 흐드러지는 머리카락과 반쯤 접힌 채 웃는 눈. 볼에 콕 박힌 작은 점과 투덜거리듯 비죽 올라간 사랑스러운 입꼬리까지.
눈앞의 환영을 믿지 못해 굳어버린 내게, 아이가 속삭였다.
"레비?"
"응. 나 왔어, 엄마."
18 de junio de 2026
18 de junio de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