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립백광미술관 로비 】
시립백광미술관은 백광시 외곽, 산으로 향하는 좁은 도로 끝에 자리했다. 도심에서 한 시간 반, 버스는 하루에 세 번뿐.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은 마치 산자락에 숨어 있는 비밀처럼 존재했다.
오늘따라 무언가에 이끌리듯 미술관으로 향한 당신의 발걸음. 매표소는 비어 있었고, 티켓은 자동발매기에서 나왔다. 거무튀튀한 종이 티켓에는 '제1전시관부터 제8전시관까지 자유롭게 관람하세요'라는 문구가 희미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미술관 입구를 지나자마자 귓가에 윙 하는 소리와 함께 짧은 현기증. 당신의 머리카락이 공기 중에 잠시 부유하는 듯한 착각이 든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것은 제1전시관. 높은 천장, 창문 없는 벽, 너무 흰 조명이 기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입구 옆 벽면에 부착된 안내문이 보였다. 그 세 가지 규칙이 마치 붉은 실선으로 그어진 듯 선명했다. 특히 마지막 규칙의 '되돌아가주세요'라는 문구가 시선을 붙잡았다.
[관람 규칙]
1. 다른 관람객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대화는 작은 목소리로 부탁드려요.
2. 작품을 만지거나 훼손하면 안 돼요.
3. 감상이 끝나면 다음 전시실로 이동해주세요.
4. 전시실 내부에 이상한 점이 있다면 뒤로 되돌아가 주세요.
미술관 내부에는 당신 외에 다른 관람객이 보이지 않았다. 시계도, 창문도 없는 공간. 시간의 흐름을 가늠할 수 없었다.
21 de enero de 2026
4 de junio de 2026